카카오는 이걸 다 자체 개발하는 건가?
— AI 회사 생태계를 알아본 날
7편이랑 8편에서 ComfyUI 깔고 보라색 우주 병 하나 만들었어요. 거기서 그쳤으면 그냥 “이미지 생성 도구 익혔다” 정도였을 텐데, 본인 안에 작은 의심 하나가 생겼어요.
“카카오에서 사진 움직이게 만들어주는 거 있잖아. 그건 카카오 자체 모델인가?”
"이거 사실 별 거 아닌 거 아니야?"
이게 오늘 글의 출발점이에요. 그리고 그 의심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본인이 AI 회사들 보는 시각이 한 단계 바뀌었어요.
오늘 글은 좀 다릅니다. 명령어도 없고 코드도 없어요. 대신 AI 업계 지도 를 그려보는 시간이에요. 6분 정도 잡고 읽어주세요.
의심의 시작 - Nano Banana
ComfyUI 템플릿 둘러보다가 “Nano Banana” 라는 이름의 워크플로우를 발견했어요. 이름이 너무 귀여워서 한 번 눌러봤더니, API 키 필요 라고 떴어요.
“어, 이건 본인 ATOM에서 안 도는 건가?”
알아보니까 Nano Banana는 Google의 Gemini 2.5 Flash Image 모델이에요. 출시 전 코드네임이 “nano-banana”였는데 너무 잘 알려져서 별명으로 굳어졌다고 합니다. 이미지 편집 능력이 진짜 좋다고 평가받는 모델.
그리고 결정적으로 클라우드 API예요. 본인 ATOM에서 안 돌아가요. Google 서버에서 돌고, 본인이 호출하면 호출 횟수만큼 돈 내는 구조예요. 이미지 1장당 약 50원 정도.
이 시점에 본인 안에서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났어요.
첫 번째 깨달음: “ComfyUI 안에는 로컬 도구도 있고, API 도구도 있구나.”
둘 다 같은 노드 인터페이스를 쓰지만, 진짜 일하는 건 다른 곳이에요.
| 로컬 (Local) | API (클라우드) | |
|---|---|---|
| 실행 위치 | 본인 ATOM GPU | Google/OpenAI 서버 |
| 모델 위치 | 디스크에 다운로드 | 안 받음, 매번 인터넷 호출 |
| 비용 | 전기세만 ⚡ | 이미지 1장당 돈 💸 |
| 프라이버시 | 본인만 봄 | 그쪽 서버에 데이터 전송됨 |
| API 키 | 불필요 | 필수 |
| 예시 | SD 1.5, SDXL, FLUX (로컬용) | Nano Banana, GPT Image, Veo, Kling |
ComfyUI는 두 가지 다 굴릴 수 있는 통합 인터페이스인 거예요. 같은 도구로 텍스트 모델 호출이 가능하고, 본인 GPU에서 직접 그림도 그릴 수 있고.
두 번째 깨달음: “카카오톡에서 사진 움직이게 해주는 거, 그것도 결국 비슷한 기술 아니야?”
본인이 만난 게 결국 같은 기술 패밀리예요. 노드 몇 개 연결해서 사진 1장으로 영상 만드는 거. ComfyUI에도 그런 워크플로우가 있고, 다들 그걸 가져다 자기네 서비스에 박는 거고. 그러면 카카오는 어떻게 이걸 하고 있을까?
카카오의 실체 - 자체 모델 vs 그냥 가져다 쓰기
찾아보니, 카카오톡에 2026년 1월에 추가된 “카나나 템플릿” 기능이 본인이 본 그거였어요. 사진 한 장을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기능. 추억 복원소, 라이브 프로필, 멍냥 무빙 같은 템플릿들.
그리고 답은 의외였어요.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모델이에요. 이름은 “카나나-키네마(Kanana-Kinema)”. 영상 생성에 특화된 자체 AI 모델이라고 명시돼 있어요.
처음 본인 가설은 “그냥 오픈소스 가져다 쓰는 거 아니야?” 였는데, 그건 틀렸어요.
그런데 더 흥미로운 건 그 다음이에요. 카카오 브레인(카카오의 AI 자회사) 역사를 좀 더 파고들어가 보니까:
- 2022년: Karlo 출시 - DALL-E 2 아키텍처 기반, 한국어 학습한 자체 이미지 모델
- 2023~2025년: 한국어 LLM 작업 (KoGPT 등)
- 2026년 1월: Kanana 패밀리 - 영상까지 확장
즉 카카오는 자체 모델 만드는 능력이 있는 회사예요. 적어도 한국에선 몇 안 되는.
하지만 - 그게 그렇게 신비로운 일은 아니에요. 본인이 ATOM 4번째 시간 만에 이미지 모델을 손에 잡았듯이, 기술 자체는 더 이상 마법이 아니에요. 다만 회사마다 어디까지 내려가는지가 다른 거예요.
AI 회사의 4단계 지도
이 깨달음을 정리하다 보니까 회사들의 기술 깊이 단계가 보이기 시작했어요.
| 단계 | 뭘 하는가 | 예시 |
|---|---|---|
| 1티어: 새 패러다임 만듦 | 트랜스포머, 디퓨전 자체를 발명. 기초 연구. | OpenAI, Google DeepMind, Anthropic, Meta AI |
| 2티어: 자체 대형 모델 학습 | 공개된 아키텍처에 자기 데이터·노하우 얹어 모델 만듦 | 카카오 브레인, Black Forest Labs (FLUX), Stability AI, Mistral |
| 3티어: 파인튜닝·LoRA | 남이 만든 모델 가져와서 특수 용도로 다듬음 | 대다수 AI 스타트업, Civitai 크리에이터들 |
| 4티어: API 래퍼 | OpenAI/Anthropic API 호출해서 앱 만듦 | “ChatGPT for X” 류 앱들 |
카카오는 2티어예요. 자체 데이터로 학습한 자체 모델을 운영해요. 1티어는 아니지만, 4티어처럼 남의 거 갖다 쓰는 것도 아니에요. 이게 진짜 적당히 어려운 위치예요. GPU 수백~수천 장 사고, 학습 데이터 확보하고, 엔지니어 수십 명 붙여야 가능한 영역.
그런데 본인이 깨달은 가장 중요한 건 이거였어요.
“본인이 ATOM으로 만든 환경은, 사실 3티어 진입 직전이다.”
본인이 만약 강아지 사진 30장으로 LoRA 학습하면, 본인은 이미 3티어 작업자예요. 카카오 브레인이랑 같은 패러다임 안에서 더 작은 모델을 만드는 사람. 2티어는 GPU 자원 때문에 개인이 어렵지만, 3티어는 본인 ATOM으로 충분해요.
같은 모델이라도 다른 파일
생태계를 좀 더 들여다보니까 또 하나 신기한 게 있었어요.
ComfyUI에서 Qwen-Image-Edit이라는 워크플로우를 받으려고 했는데, 거기 들어가는 파일 중 하나가 qwen_2.5_vl_7b_fp8_scaled.safetensors 였어요. 본인이 6편에서 Ollama로 받은 모델이랑 이름이 비슷했어요. Qwen.
그래서 자연스럽게 든 생각:
“이거 6편의 Ollama에서 받은 Qwen 모델이랑 같은 거 아니야? 그럼 한 번만 받으면 둘 다 쓸 수 있나?”
답은 안타깝지만 안 됩니다. 그리고 그 이유가 AI 업계의 흥미로운 부분을 보여줘요.
같은 “Qwen 2.5 VL 7B” 모델이라도, 도구마다 자기 환경에 맞춰 재포장한 별개 파일이에요.
"Qwen 2.5 VL 7B"
│
├─→ Qwen팀이 원본 학습 → 원본 가중치
│
├─→ ComfyUI팀이 가공 → fp8_scaled.safetensors
│ (이미지 생성용 텍스트 인코더로 특화)
│
└─→ llama.cpp팀이 가공 → .gguf 파일
(Ollama가 쓰는 채팅용 풀 LLM)
같은 가수가 스튜디오 앨범이랑 라이브 앨범 따로 내는 거랑 비슷해요. 같은 곡(=같은 모델)이지만, 듣는 환경(=실행 도구)에 맞춰서 따로 마스터링한 거.
세 가지가 다른 이유는 이렇네요.
- 파일 형식이 달라요 - ComfyUI는
.safetensors, Ollama는.gguf. 서로 못 읽어요. - 정밀도가 달라요 - 3편 기억나죠? ComfyUI용은 fp8 (8비트), Ollama용은 보통 Q4 (4비트). 용량 vs 품질 균형이 다름.
- 용도가 달라요 - ComfyUI는 모델의 “텍스트 이해 부분만” 떼서 그림 생성용 인풋으로 씀. Ollama는 모델 전체를 채팅에 씀.
같은 두뇌인데 ComfyUI는 통역 능력만 떼서 쓰고, Ollama는 종합 사고력 전체를 다 씀. 두 도구가 같은 모델의 다른 측면을 쓰는 거예요.
이게 또 변호사스럽게 짚어보면 흥미로워요. 같은 사람이 같은 일을 해도, 어디서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다른 자격증이 필요한 것과 비슷해요. 한국 변호사 자격이 있어도, 미국에서 일하려면 미국 변호사 자격이 또 필요한 거랑 같지요.
이미지 한 장에 4가지 자산
본인 ATOM에 깔린 도구들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한 번 정리해 볼게요.
ComfyUI에서 Qwen-Image-Edit 같은 워크플로우 하나 돌리려면 4가지 모델 파일이 동시에 필요해요. 이건 진짜 처음엔 헷갈렸어요.
┌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┐
│ 1. 메인 모델 (diffusion_models) │
│ 그림을 실제로 만드는 본체 │
│ 수십 GB │
├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┤
│ 2. 텍스트 인코더 (text_encoders / "CLIP") │
│ 프롬프트를 모델이 이해하는 형태로 변환 │
│ 수 GB │
├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┤
│ 3. VAE │
│ 압축 공간 ↔ 실제 이미지 변환 │
│ 수백 MB │
├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┤
│ 4. LoRA들 (선택) │
│ 스타일/능력/속도 추가 │
│ 각 100MB ~ 1GB │
└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┘
자동차로 비유하면 엔진 + 변속기 + 핸들 + 액세서리. 각자 별개의 부품이고, 모듈식으로 갈아끼울 수 있어요. 메인 모델은 그대로 두고 LoRA만 바꿔서 다른 스타일을 만든다거나, VAE만 바꿔서 색감을 미세 조정한다거나.
여기서 또 한 가지, 본인 ATOM의 무기가 진짜로 빛나는 순간이 있어요. 일반 GPU(예: RTX 4090)는 GPU 메모리가 24GB 고정인데, 위의 4개 합치면 그 한계를 자주 넘어요. 본인 ATOM은 통합 메모리 128GB라서 4개 다 한 번에 메모리에 띄워두고 휙휙 갈아끼울 수 있어요. 1편에서 추상적이었던 “통합 메모리”의 의미가 또 한 번 진짜로 손에 잡혔어요.
AI 리터러시 - 본인이 얻은 진짜 자산
오늘 글의 핵심은 사실 카카오도, Nano Banana도, Qwen도 아니에요. 본인이 얻은 새로운 시각이에요.
ATOM 사기 전엔 AI 회사들이 다 비슷해 보였어요. “ChatGPT 비슷한 거 만드는 회사” 정도. 그런데 지금은 이게 보여요.
- 이 앱은 그냥 OpenAI API 호출하는 거구나 (4티어)
- 이 회사는 자체 모델은 있는데 파인튜닝 위주구나 (3티어)
- 이 회사는 진짜로 처음부터 학습한 모델이 있구나 (2티어)
- 이 회사는 새 아키텍처를 발명했구나 (1티어)
이게 일종의 AI 리터러시예요. 변호사가 계약서 한 줄에서 의도를 읽어내듯이, AI 제품 하나에서 그 회사의 기술 깊이를 가늠할 수 있게 되는 거.
“AI 기술이 신비롭지 않다” 가 아니에요. “AI 기술의 표면적 결과물(앱·기능)은 더 이상 신비롭지 않지만, 그 밑의 엔지니어링 깊이는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다” 가 더 정확한 인식이에요.
이게 본인이 9화 만에 얻은 가장 큰 자산일지도 모르겠어요. 보라색 우주 병보다 더 큰.
본인 ATOM 현재 상태 - 9화 결산
지금 본인 책상 위의 ATOM이 어떻게 생겼나 정리해 볼게요.
┌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┐
│ 본인의 24/7 개인 AI 서버 │
├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┤
│ │
│ 🤖 Open WebUI + Ollama (gpt-oss:20b) │
│ → Docker 컨테이너 (백그라운드) │
│ → 항상 작동, 채팅 가능 │
│ │
│ 🎨 ComfyUI + SD 1.5 + (곧 Qwen-Image-Edit) │
│ → venv 격리 환경 (필요할 때 실행) │
│ → 이미지 생성 가능 │
│ │
│ 📱 Tailscale │
│ → 폰에서 어디서든 접속 │
│ → PWA로 홈 화면에 아이콘 박힘 │
│ │
│ 💾 4TB SSD │
│ → 모델·LoRA·생성 결과 영구 보관 │
│ │
│ 💰 월 구독료: 0원 │
│ │
└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┘
클라우드 회사들이 월 수십만 원에 임대해주는 게 본인 책상 위에 있어요. 그리고 무엇보다 데이터 통제권이 본인 손에예요. 의뢰인 자료를 다뤄도 마음 편한 그 한 가지가 처음 ATOM을 산 이유였고, 9화 만에 이렇게까지 왔어요.
마치며
본인이 1편을 쓸 때 이런 말을 했어요.
“질문을 두려워하지 말자.”
9화에 와서 이 말이 다른 결로 다가옵니다. 그땐 “리눅스 환경에서 잘못 누를까봐 두려워하지 말자” 였어요. 지금은 “AI 업계 전체를 향해 의심을 던지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” 가 된 것 같아요.
“카카오는 진짜 자체 개발인가?” 같은 질문, 1편 시점의 본인이라면 그냥 “아 그렇겠지 뭐” 하고 넘겼을 거예요. 지금은 그 질문에서 시작해서 AI 회사 4티어 지도까지 그릴 수 있게 됐어요. 변호사가 계약서 단어 하나에서 시작해서 DART를 통해 회사 구조까지 파헤쳐 들어가듯이요.
도구가 손에 잡히면, 그 다음은 그 도구를 둘러싼 세계를 보는 시각이 따라옵니다. 그 시각이 ATOM의 진짜 가치 같아요.
오늘의 정리
- ✅ ComfyUI는 로컬·API 도구를 같은 인터페이스로 굴림. 같은 노드 화면, 다른 실행 위치
- ✅ Nano Banana = Google Gemini 2.5 Flash Image (클라우드 API). 오픈소스 경쟁자는 Qwen-Image-Edit (로컬)
- ✅ 카카오는 자체 모델 보유 (2티어). Karlo (이미지), Kanana-Kinema (영상) 등 자체 학습 라인업 운영
- ✅ AI 회사 4단계 지도: 1티어(새 패러다임) → 2티어(자체 학습) → 3티어(파인튜닝) → 4티어(API 래퍼)
- ✅ 같은 모델도 도구마다 다른 파일. 형식(safetensors/gguf), 정밀도(fp8/Q4), 용도(통역/채팅) 차이
- ✅ 이미지 생성에 4가지 모듈 필요: 메인 모델 + 텍스트 인코더 + VAE + LoRA(선택)
- ✅ AI 리터러시: 제품에서 그 회사의 기술 깊이를 가늠하는 눈
가장 강조하고 싶은 한 마디.
“AI 도구가 손에 잡히면, AI 업계를 보는 시각이 따라온다. 그게 ATOM의 진짜 가치다.”
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 🙂